바게트는 왜 겉은 딱딱하고 속은 부드러울까? 식감이 다른 이유
바게트를 손으로 눌러보면 식빵이나 모닝빵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납니다. 겉은 단단하고 바삭해서 자를 때 부스러기가 떨어지지만, 갓 구운 바게트의 안쪽은 의외로 촉촉하고 부드러우며 크고 작은 구멍도 보입니다.
바게트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이유는 단순히 오래 구워서가 아닙니다. 반죽에 들어가는 재료와 수분, 발효 과정, 오븐의 높은 열과 굽는 초기에 사용되는 수증기 등이 함께 작용해 서로 다른 겉과 속의 식감을 만듭니다.
바게트의 겉껍질은 왜 두껍고 바삭한지, 속에는 왜 구멍이 생기는지, 표면에 길게 난 칼집은 왜 필요한지까지 알고 나면 평범해 보이던 바게트의 구조를 조금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바게트는 재료가 비교적 단순한 빵입니다
전통적인 바게트의 기본 재료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밀가루와 물, 이스트 또는 발효에 필요한 재료, 소금이 중심이 됩니다.
부드러운 식빵이나 달콤한 빵에서는 설탕과 버터, 우유, 달걀처럼 맛과 식감을 풍부하게 만드는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게트는 이러한 부재료보다 밀가루와 물로 만들어지는 반죽 자체와 발효, 굽는 과정이 맛과 식감에 큰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같은 바게트라고 해도 밀가루의 특성이나 반죽의 수분 상태, 발효와 굽기 방법에 따라 향과 속 조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겉이 단단하다는 특징만 보고 수분이 거의 없는 반죽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완성된 바게트의 속이 촉촉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반죽 속 수분과 오븐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함께 봐야 합니다.

바게트 겉껍질은 왜 바삭하게 만들어질까?
바게트가 오븐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강한 열을 받는 곳은 표면입니다.
굽는 과정이 진행되면서 표면의 수분은 빠르게 줄어들고 겉부분의 구조가 단단해집니다. 동시에 표면에서는 색과 향을 만드는 여러 반응이 일어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갈색의 바게트 껍질이 만들어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굽기 초반의 수증기입니다.
전문적인 제빵에서는 바게트를 굽기 시작할 때 오븐 안에 증기를 공급하기도 합니다. 초반에 적절한 수분이 존재하면 반죽 표면이 너무 빨리 굳는 것을 늦춰 반죽이 충분히 팽창할 시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후 표면의 수분이 줄어들면서 바삭한 껍질이 형성됩니다.
따라서 '바삭하게 만들려면 처음부터 최대한 건조하게 구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바게트의 껍질은 굽는 과정에서 수분과 열이 순서에 맞게 작용하면서 만들어집니다.
바게트 속은 왜 겉과 달리 부드러울까?
오븐의 열을 직접 받는 표면과 달리 반죽 안쪽에는 수분이 더 오래 남아 있습니다.
굽는 동안 반죽 내부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진 기체와 수증기가 팽창합니다. 동시에 반죽을 이루는 구조가 열에 의해 자리를 잡으면서 바게트의 속 조직이 형성됩니다.
겉부분에서는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 바삭한 껍질이 만들어지는 반면, 내부는 상대적으로 수분을 유지하기 때문에 부드럽고 촉촉한 느낌이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갓 구운 바게트를 자르면 단단한 껍질 안에 전혀 다른 질감의 속이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바게트를 오랫동안 보관하면 내부 수분도 변하고 빵의 전분 구조도 달라지기 때문에 갓 구웠을 때와 같은 식감이 계속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바게트 속에 크고 작은 구멍이 생기는 이유
바게트 단면을 보면 일정한 크기의 촘촘한 구멍만 있는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공간이 불규칙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공간은 발효 과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스트가 반죽 속에서 활동하면서 기체가 만들어지고, 반죽의 글루텐 구조가 그 기체를 잡아두면서 내부에 기포가 형성됩니다.
이후 오븐에 들어가면 내부 기체가 팽창하면서 공간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멍이 크다고 무조건 좋은 바게트이고 작으면 잘못된 바게트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사용하는 밀가루와 반죽의 수분, 반죽을 다루는 방법과 발효 상태에 따라 내부 구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면의 구멍 크기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껍질과 속의 식감, 향과 맛을 함께 보는 것입니다.
바게트 표면에 칼집을 내는 이유
바게트를 보면 윗부분에 비스듬한 선이 여러 개 나 있습니다. 장식처럼 보이지만 단순히 예쁜 모양을 만들기 위해 내는 것은 아닙니다.
발효가 끝난 반죽을 뜨거운 오븐에 넣으면 내부의 기체가 팽창하면서 반죽의 부피도 커집니다. 이때 표면에 적절한 칼집이 있으면 반죽이 팽창할 방향을 어느 정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칼집이 없다면 반죽의 약한 부분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터질 수 있습니다.
제빵에서는 이러한 칼집을 흔히 '쿠프'라고 부릅니다. 칼집의 깊이와 각도, 위치에 따라 구워진 뒤의 모양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바게트 위의 길쭉한 무늬는 모양과 굽는 과정 모두에 의미가 있는 부분입니다.
바게트 껍질이 너무 딱딱하면 잘못된 빵일까?
바게트는 원래 부드러운 식빵과 달리 껍질의 존재감이 큰 빵입니다. 따라서 겉이 단단하고 씹는 맛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문제가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시간이 오래 지나 수분을 잃은 바게트는 갓 구웠을 때의 바삭함과 다른 방식으로 딱딱해질 수 있습니다.
'바삭하다'와 '말라서 단단하다'는 같은 상태가 아닙니다.
갓 구운 바게트의 껍질은 깨질 듯 바삭하면서 안쪽에는 수분감이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지만, 오래된 빵은 속까지 건조해져 씹기 힘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구입한 날 바로 먹지 않는다면 보관 상태가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이미 잘라 놓은 바게트는 단면을 통해 수분이 더 쉽게 빠져나갈 수 있으므로 필요한 만큼만 자르는 것도 방법입니다.
바게트를 고를 때 함께 보면 좋은 부분
바게트를 선택할 때는 겉의 색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표면이 어떻게 구워졌는지와 함께 빵을 잘랐을 때 속이 지나치게 건조하지 않은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먹을 때는 껍질의 바삭함과 속의 식감이 어떻게 대비되는지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빵집마다 사용하는 밀가루와 발효 방식, 굽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바게트라는 이름을 사용해도 맛과 식감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바게트가 무조건 정답이라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껍질의 정도와 속 식감을 찾아보는 것도 빵을 즐기는 방법입니다.
바게트의 바삭한 겉과 부드러운 속은 함께 만들어집니다
바게트의 독특한 식감은 단순히 오븐에서 오래 구워 만든 결과가 아닙니다.
반죽의 수분과 글루텐 구조, 발효하면서 만들어진 기체, 오븐의 열과 굽기 초반의 수증기가 함께 작용하면서 겉과 속이 서로 다른 구조로 만들어집니다.
표면에서는 수분이 줄어들면서 갈색의 바삭한 껍질이 형성되고, 내부에는 상대적으로 수분이 남으면서 부드러운 속이 만들어집니다. 여기에 발효 과정에서 형성된 기포가 바게트 특유의 단면을 만듭니다.
다음에 바게트를 먹을 때는 겉껍질만 보지 말고 반으로 잘라 속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도 좋습니다. 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속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유를 알고 나면 단순해 보이는 바게트 한 개에도 꽤 많은 제빵 원리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